당뇨병은 단순히 ‘혈당이 높은 병’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전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전신대사 질환입니다. 만성적으로 높은 혈당 수치는 혈관과 신경, 장기 기능에 직접적 손상을 주어 각종 합병증을 초래합니다. 그 범위는 심장, 신장, 눈, 신경, 피부, 면역체계 등 거의 모든 기관에 걸쳐 있으며, 특히 장기적인 조절 실패는 삶의 질 저하는 물론 생명에도 위협이 됩니다. 당뇨병이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과학적·의학적 원리와 함께 세부 합병증의 종류, 기전, 예방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1. 당뇨병의 병태생리: 왜 높은 혈당이 문제인가?
1-1. 고혈당 상태의 지속은 어떻게 해로운가?
당뇨병의 핵심 병리적 특징은 만성 고혈당입니다. 일반적으로 혈당이 126mg/dL 이상(공복 기준)인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됩니다. 하지만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고혈당이 얼마나 오래, 어떻게 유지되는가입니다.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포도당은 혈관 벽이나 세포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며 다음과 같은 해로운 결과를 초래합니다:
- 단백질 비정상 당화: 고혈당이 혈관 벽 단백질이나 효소와 결합하여 AGEs(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를 형성하고, 이는 세포 손상과 염증 반응을 유발합니다.
- 산화 스트레스 증가: 고혈당은 자유 라디칼(ROS)을 증가시켜 DNA, 세포막, 단백질에 손상을 줍니다.
- 혈관 내피세포 기능 장애: 혈관 내벽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혈류 흐름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 만성 염증 유발: 고혈당은 전신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조직 손상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누적되며 다양한 합병증의 기초가 됩니다.
2. 주요 합병증과 기전
당뇨병의 합병증은 크게 미세혈관 합병증(작은 혈관 손상)과 대혈관 합병증(큰 혈관 손상)으로 나뉩니다.
2-1. 미세혈관 합병증
① 당뇨병성 망막병증 (Diabetic Retinopathy)
고혈당으로 인해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면 혈관 누출, 출혈, 부종, 비정상 신생혈관 형성이 발생합니다. 이는 시력 저하에서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단순망막병증 → 전단계 증식성 → 증식성 망막병증 → 실명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혈당 조절, 필요한 경우 레이저 치료가 필요합니다.
② 당뇨병성 신증 (Diabetic Nephropathy)
사구체 내 고혈압과 고혈당이 신장 여과막을 손상시켜 단백뇨가 발생하고, 지속되면 만성 신부전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 혈당 및 혈압 조절, 단백질 섭취 제한, ARB 또는 ACEi 계열 약물 복용이 중요합니다.
③ 당뇨병성 신경병증 (Diabetic Neuropathy)
고혈당이 말초신경을 손상시키며, 이는 감각 저하, 통증, 저림, 자율신경계 장애 등을 유발합니다.
- 감각신경: 저림, 통증, 무감각
- 운동신경: 근육 위축
- 자율신경: 소화장애, 방광기능 이상, 발기부전
이로 인해 상처가 생겨도 인지하지 못하고, 감염이 쉽게 진행되어 괴사나 절단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2-2. 대혈관 합병증
① 심혈관 질환
고혈당은 혈관 내피세포 기능 저하와 함께 죽상경화증을 유발하여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 등 심장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예방을 위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금연과 운동, 체중 감량이 필요합니다.
② 뇌혈관 질환
죽상경화증은 뇌혈관에도 영향을 주며,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출혈의 위험을 높입니다. 증상으로는 언어장애, 반신마비, 기억력 저하 등이 있습니다.
혈압과 혈당 조절, 항응고제 복용이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③ 말초혈관 질환(PAD)
다리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서 혈류가 부족해지면 보행 시 통증(간헐적 파행), 상처 회복 지연, 심하면 괴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 없이는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입니다.
3. 면역 시스템 및 상처 치유 능력 저하
당뇨병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염에 매우 취약하게 만듭니다.
- 호중구 기능 저하: 세균 탐지 및 제거 능력 저하
- 상처 회복 지연: 염증 반응이 오래 지속되고 혈류 공급이 불충분
- 감염 위험 증가: 폐렴, 요로감염, 피부 감염, 구강 질환, 패혈증
- 당뇨발: 작은 상처가 감염 → 괴사로 발전 → 절단 가능성
4. 당뇨병 합병증 발생의 위험 요인
- 진단 이후 경과 기간: 장기간일수록 합병증 발생 확률 증가
- 혈당 조절 실패: HbA1c 7% 이상 시 위험 증가
-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흡연, 음주
- 유전적 요인: 가족력 있는 경우 합병증 위험 상승
5. 합병증 예방 및 관리 전략
5-1. 정기 건강검진
- 망막검사: 연 1회 이상
- 소변 알부민, 신장기능 검사
- 족부 감각 검사
- 심전도 및 경동맥 초음파
5-2. 철저한 3대 조절
- 혈당: HbA1c 6.5~7.0% 유지
- 혈압: 130/80mmHg 이하
- 지질: LDL 70mg/dL 이하
5-3. 건강한 생활 습관
- 규칙적인 식사와 저탄수화물 식단
- 일주일 5일 이상 유산소 운동
- 금연과 절주
- 복부비만 개선을 위한 체중 감량
6. 최신 연구와 치료 동향
- SGLT2 억제제, GLP-1 작용제: 혈당 조절 외에 심혈관 보호 효과 입증
- 혈관 재생 치료: 줄기세포 및 재생의학을 통한 치료 연구 진행 중
- 인공췌장 및 연속혈당측정기(CGM): 자율적 혈당 조절 시스템
- AI 기반 예측 모델: 합병증 발생 조기 진단 가능성 제시
결론 : 당뇨병은 철저한 관리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당뇨병 자체보다 더 무서운 것은 합병증입니다. 혈당이 높다고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점차 혈관과 장기를 손상시킵니다. 그러나 조기 진단, 정기 검사, 철저한 혈당 및 혈압 관리,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대부분의 합병증은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