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염과 역류성 식도염은 소화기 질환 중 많은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겪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이름이 비슷하여 혼동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질환의 원인, 증상, 진행 방식, 치료 방법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 두 질환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잘못된 자가 치료나 생활 습관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위식도역류 개념을 중심으로, 두 질환의 근본적인 차이, 대표적인 증상 비교, 그리고 정확한 진단 방법과 치료 전략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위식도역류란?
위식도역류(Gastroesophageal Reflux, GER)는 위에 있는 산성 내용물이나 음식물 등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으며, 가끔 일어나는 위식도역류 자체는 정상적인 생리 반응으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이 역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식도 점막에 손상을 주는 수준이라면 병적인 상태로 간주되며, 이때 발생하는 대표 질환이 바로 역류성 식도염(GERD)입니다.
정상적인 경우, 식도와 위 사이에는 ‘하부식도괄약근(LES)’이 있어 역류를 방지합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원인으로 이 괄약근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위 내용물이 쉽게 식도로 올라오게 됩니다.
- 비만, 특히 복부비만
- 과식 또는 취침 전 식사
- 술, 커피, 초콜릿, 탄산음료 등 괄약근 이완 유발 식품
- 임신 (복압 증가)
- 일부 약물 (진정제, 고혈압약, 기관지확장제 등)
역류된 위산은 식도 점막을 강하게 자극합니다. 식도는 위와 달리 산에 대한 방어막이 없기 때문에 쉽게 염증, 궤양, 미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만성적인 역류성 식도염으로 발전하게 되며, 심하면 식도 점막이 변성되어 바렛식도(Barrett’s Esophagus)라는 전암성 병변으로 진행될 위험도 있습니다.
반대로, 일반적인 식도염은 위산 역류와는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원인이 있습니다:
- 감염성 식도염: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 흔하며, 칸디다균,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이 원인
- 약물성 식도염: 철분제, 아스피린, 일부 항생제 등이 식도 점막에 접촉해 염증을 유발
- 방사선성 식도염: 암 치료 중 방사선 조사로 인한 식도 손상
- 물리적 자극: 크고 거친 알약이나 이물질 등이 식도에 눌러 생기는 염증
이처럼 식도염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위산 역류는 그 원인의 일부일 뿐입니다.
식도염과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 비교
식도에 생긴 염증이 원인에 따라 어떻게 다른 증상을 나타내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올바른 진단과 치료의 시작입니다. 두 질환의 증상은 겹치는 부분이 많지만, 핵심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 역류성 식도염의 대표 증상
- 속쓰림(Heartburn): 가슴뼈 뒤쪽에서 타는 듯한 느낌. 주로 식사 후, 누웠을 때, 밤에 악화됨
- 산 역류(Acid regurgitation): 신물이나 위액이 목까지 올라오는 느낌
- 연하곤란: 음식 삼킬 때 불편하거나 통증
- 만성 기침, 인후 이물감: 특히 아침 기상 시 심함
- 쉰 목소리, 구취: 위산에 의한 후두 손상
이러한 증상들은 환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줍니다. 특히 야간 역류가 수면을 방해하여 만성 피로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습니다.
■ 일반 식도염의 증상
- 연하통(Odynophagia): 음식을 삼킬 때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 가슴 부위 작열감: 산보다는 염증 자체로 인한 통증
- 발열 및 전신 증상: 감염성 식도염일 경우 흔함
- 구강과의 동시 감염: 칸디다성 식도염은 입안에도 백태 등이 동반됨
- 통증 위치가 일정하지 않음: 목 부근 또는 흉부 상단으로 퍼지기도 함
예를 들어, 면역 저하 상태의 암 환자가 항암 치료 후 헤르페스성 식도염에 걸리는 경우, 고열과 함께 극심한 연하통을 호소하며 급성으로 증상이 진행됩니다.
또한, 철분제를 물 없이 복용하다 식도에 걸린 경우, 몇 시간 내에 작열통과 함께 식도 벽에 궤양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반면, 이런 증상은 역류성 식도염과는 무관한 양상을 보입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
두 질환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문진만으로는 부족하며, 여러 진단 도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진단 방법
- 상부 위장관 내시경 (EGD): 식도 점막 상태를 직접 확인, 미란(침식), 궤양, 협착 여부 판단, 감염 의심 시 조직 생검
- 24시간 식도 산도(pH) 검사: 산 역류의 빈도, 지속 시간 확인, 무증상 역류 환자 진단에 유용
- 식도 내압 검사(Manometry): 하부식도괄약근 압력 측정, 운동 이상 확인
- 식도 조영술(Barium swallow): 궤양, 협착, 종양 등 구조적 이상 파악
치료 전략
▶ 역류성 식도염 치료
- 약물 치료: PPI(프로톤펌프억제제), H2RA(히스타민 수용체 차단제), 제산제 등 사용
- 생활습관 개선: 식사 후 2~3시간은 눕지 않기, 침대 머리 부분 높이기, 카페인·술·기름진 음식 제한, 체중 감량
- 수술: 항역류 수술(Nissen fundoplication) - 약물 반응 없거나 식도열공 탈장 동반 환자에게 시행
▶ 일반 식도염 치료
- 약물성 식도염: 유발 약물 중단 또는 복용법 개선(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
- 감염성 식도염: 칸디다 - 항진균제(플루코나졸 등), 바이러스 - 항바이러스제(아시클로버 등)
- 기계적 손상: 연하 보조식 사용, 점막 보호제 처방
치료와 동시에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증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장기적인 관리가 필수입니다.
결론
식도염과 역류성 식도염은 모두 식도에 염증이 생긴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과 증상, 치료 방식은 명확히 다릅니다. 특히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 역류에 의해 유발되며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하고, 일반 식도염은 감염이나 약물, 기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어 각각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한 후 맞춤형 치료가 필요합니다.
"속쓰림이 있다고 무조건 위산 때문이겠지"라는 일반적인 오해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해진다면 반드시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도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은 내 증상의 정확한 원인을 아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