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분은 우리 몸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필수 성분으로, 인체 생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족할 경우 빈혈, 피로, 면역력 저하, 집중력 저하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성장기 청소년, 가임기 여성, 임산부, 운동선수는 철분 요구량이 높습니다. 다행히 철분은 다양한 자연 식품에 넉넉히 들어 있으며, 이를 적절히 선택하고 잘 섭취하면 철분 부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철분의 종류(헴철, 비헴철), 철분이 풍부한 대표 자연 식품, 흡수를 높이는 방법과 피해야 할 조합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헴철: 동물성 식품 속 고효율 철분
철분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헴철(heme iron)입니다. 헴철은 동물성 식품에서 주로 발견되며, 인체에서 흡수율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헴철의 흡수율은 약 15~35%로, 식물성 철분(비헴철)의 흡수율 2~20%에 비해 우수합니다. 대표적인 헴철 식품은 붉은 살코기입니다.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같은 육류는 헴철이 풍부합니다. 특히 쇠고기 안심, 홍두깨살, 우둔살 같은 부위에는 100g당 약 2.6~3.0mg의 철분이 들어 있으며, 흡수가 잘 되는 형태라 효율적입니다. 간은 헴철 함량이 특히 높은 식품으로 꼽힙니다.
소간, 돼지간, 닭간 100g에는 약 10~13mg의 철분이 들어 있어 하루 권장량의 절반 이상을 한 끼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단, 간은 콜레스테롤이 높으므로 주 1~2회 정도 섭취를 권장합니다. 생선과 해산물도 좋은 헴철 공급원입니다. 정어리, 참치, 고등어, 연어, 굴, 홍합, 바지락 같은 해산물은 철분뿐 아니라 아연, 오메가3 같은 다른 미네랄도 풍부합니다. 특히 굴은 100g당 약 7mg의 철분을 함유해, 겨울철 빈혈 예방 식품으로 자주 추천됩니다. 가금류에서도 철분을 섭취할 수 있는데, 닭다리, 오리고기, 칠면조 고기 등이 해당합니다. 다만 가금류의 흰살 부위(예: 닭가슴살)보다는 붉은살 부위에서 철분 함량이 높습니다. 헴철은 식사 내 다른 성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먹는 그대로 높은 흡수율을 자랑합니다. 따라서 동물성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은 철분 부족 예방의 핵심입니다.
비헴철: 식물성 식품 속 철분과 흡수 전략
철분의 두 번째 형태는 비헴철(non-heme iron)로, 주로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습니다. 비헴철은 헴철에 비해 흡수율이 낮지만, 채식 식단에서도 충분한 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잘 설계하면 철분 요구량을 채울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비헴철 식품은 콩류입니다. 강낭콩, 병아리콩, 렌틸콩, 완두콩, 검은콩은 100g당 약 2~3mg의 철분을 함유합니다. 특히 병아리콩, 렌틸콩은 비건이나 채식주의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식물성 단백질과 철분 공급원입니다. 두부, 템페 같은 콩 가공식품도 훌륭한 철분 공급원입니다. 두부 100g에는 약 1.5~2.0mg의 철분이 있으며, 템페는 발효로 인해 철분의 생체 이용률이 약간 더 높아집니다. 잎채소 중에서는 시금치, 케일, 청경채, 근대가 유명합니다.
시금치는 100g당 약 2.7mg의 철분을 함유하지만, 옥살산이 많아 철분의 생체 이용률을 떨어뜨릴 수 있어 조리법에 신경 써야 합니다. 데치거나 살짝 볶아 먹으면 옥살산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견과류(아몬드, 호두, 피스타치오, 캐슈넛), 씨앗류(호박씨, 해바라기씨, 참깨, 치아씨)도 좋은 비헴철 공급원입니다. 호박씨는 100g당 약 8mg의 철분을 함유해 매우 높은 편이며, 하루 한 줌(약 30g)만 먹어도 2.5mg 이상 섭취할 수 있습니다.
곡류에서는 귀리, 퀴노아, 현미, 기장, 보리 같은 통곡물이 철분이 풍부합니다. 특히 퀴노아는 단백질과 철분, 마그네슘이 고루 들어 있어 슈퍼푸드로 꼽힙니다. 아침 식사나 샐러드, 반찬에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세요. 비헴철의 흡수율은 비타민 C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식물성 철분을 먹을 때는 감귤류, 파프리카, 브로콜리, 키위, 딸기 같은 비타민 C 식품을 함께 먹으면 흡수가 최대 2~3배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시금치 나물을 먹을 때 참깨 대신 레몬즙을 뿌리거나, 렌틸콩 요리 위에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올리는 방식이 좋습니다. 반면 카페인, 타닌, 칼슘은 비헴철 흡수를 방해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콩요리를 먹으면서 우유를 곁들이거나, 철분이 많은 식사 후 차·커피를 마시면 흡수가 크게 줄어듭니다.
철분 흡수를 높이는 식단 팁과 주의사항
충분한 철분 섭취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흡수율을 높이고, 손실을 최소화하며, 효과적으로 활용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래에 철분 섭취의 실질적인 전략과 주의사항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봅니다.
1️⃣ 비타민 C와 함께 섭취 이미 언급했듯 비타민 C는 비헴철 흡수를 높이는 열쇠입니다. 하루 권장량인 75~100mg의 비타민 C는 중간 크기 오렌지 1개, 파프리카 1/2개, 딸기 한 컵, 키위 1개 정도면 충분합니다. 철분이 많은 식사를 할 때 반드시 비타민 C가 포함되도록 메뉴를 짜세요.
2️⃣ 칼슘, 카페인, 타닌 피하기 칼슘은 철분과 경쟁적으로 흡수되므로, 철분이 많은 식사 때 우유·치즈·요구르트 같은 칼슘 식품을 피하고, 최소 2시간 간격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 홍차, 녹차의 타닌도 철분 흡수를 억제하므로 식사 직후보다는 1~2시간 후에 마시세요.
3️⃣ 조리법 활용하기 콩류, 곡류, 씨앗류에는 피트산(phytate)이 들어 있어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에 불리기, 발아시키기, 발효시키기 같은 전통적 조리법은 피트산을 줄여 철분 이용률을 높입니다. 예를 들어 렌틸콩은 충분히 불려서 조리하고, 통밀빵보다는 발효된 사워도우빵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4️⃣ 철분 흡수 촉진 식품 함께 먹기 마늘, 양파, 생강 같은 황화합물은 철분 흡수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쇠고기 요리에 마늘 소스를 곁들이거나, 두부 요리에 생강즙을 더하는 것도 작은 도움이 됩니다.
5️⃣ 가임기 여성·임산부·운동선수는 추가 보충 고려 월경으로 철분 손실이 많은 가임기 여성, 임산부, 고강도 운동선수는 식이로만 철분을 채우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철분 보충제를 권장하는데, 반드시 의사 상담 후 복용하고,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해 흡수율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할 점은 철분 과잉은 간과 심장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함부로 장기간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결론
철분은 산소 운반, 에너지 생성, 면역 기능에 필수적인 영양소입니다. 동물성 식품의 헴철, 식물성 식품의 비헴철을 균형 있게 섭취하며, 비타민 C와 같은 흡수 촉진 요인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칼슘, 카페인, 타닌, 피트산 같은 흡수 저해 요인은 의식적으로 피하고, 조리법을 개선하여 생체 이용률을 최대화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