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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은 꼭 치료해야 할까? (헬리코박터균, 위염, 위암)

by insight2703 2025.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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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에 관한 사진

 

많은 사람들이 위장 질환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 감염입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보균 중인 이 균은 소리 없이 위에 염증을 만들고, 더 나아가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까지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세균입니다.

하지만 이 균은 감염된 사람 모두에게 증상을 유발하지는 않으며, 증상이 없으면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반드시 제균 치료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혼란을 초래합니다. 이 글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이 어떤 균인지, 어떤 경우에 반드시 치료해야 하며,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어떤 균일까? (헬리코박터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사람의 위 점막에 서식하는 나선형의 그람음성균으로, 1982년 호주의 의학자 로빈 워렌과 배리 마셜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이들의 연구는 위염과 위궤양의 원인으로 세균이 존재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을 깨뜨린 획기적인 발견이었고, 결국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으로 이어졌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매우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산이라는 강한 산성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으며, 우레아제를 분비해 요소를 암모니아로 분해함으로써 주위의 산성을 중화하고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또한 편모를 이용해 위 점막을 파고들어 안정적으로 정착합니다. 이러한 생존 전략 덕분에 헬리코박터는 오랜 기간 위에 머무르며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균은 주로 소아기에 감염되며, 주된 감염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구강-구강 경로: 타액을 통한 전염. 식기 공유, 부모가 아기에게 음식을 불어주는 행동 등
  • 분변-구강 경로: 손 씻기 부족, 위생상태 불량
  • 물과 음식: 오염된 식수나 음식을 통한 감염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도 중장년층의 헬리코박터 보유율이 높으며, 어린 시절의 위생 상태와 가족 간 전염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염 후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위 점막에 만성염증을 일으켜 장기적으로는 만성 위염,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암 등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헬리코박터균, 꼭 치료해야 할까? 치료가 필요한 경우 (위염)

모든 헬리코박터균 감염자가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특정 질환이 동반되었거나,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경우, 예방적 차원에서 치료가 강력히 권장됩니다. 아래는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입니다.

1. 위궤양 또는 십이지장궤양이 있는 경우

헬리코박터균은 위궤양 환자의 약 70%,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약 90%에서 발견됩니다. 특히 십이지장궤양은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제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재발률이 매우 높습니다.

2. 조기 위암 혹은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균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습니다. 위암 환자의 70~80%가 이 균을 보유하고 있으며, 위암의 발생 메커니즘에서 헬리코박터 감염은 중요한 단계로 작용합니다.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예방 차원에서 반드시 제균 치료를 해야 합니다.

3. 위축성 위염 또는 장상피화생 진단 시

위축성 위염은 위 점막이 얇아지고 기능을 상실하는 상태,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이 장의 형태로 변형된 상태로 둘 다 위암의 전구 단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내시경 또는 조직검사로 확인되면,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가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4. 기타 헬리코박터 관련 질환

  • MALT 림프종: 위의 점막 관련 림프종으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만으로도 상당수의 환자에서 병이 호전됩니다.
  • 철분결핍성 빈혈: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빈혈이 반복될 경우,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일부 자가면역성 혈소판 감소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제균이 혈소판 수 복원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 건강검진이나 내시경 검사에서 위염 소견이 있는 경우

만성 비후성 위염, 미란성 위염 등의 내시경 소견이 있다면 헬리코박터균 여부를 검사해보고, 감염 시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 점막 손상을 방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위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헬리코박터 치료는 어떻게 이뤄질까? 치료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위암)

1. 제균 치료 방법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는 일반적으로 항생제 2종 + 위산 억제제(PPI 또는 P-CAB)를 1~2주간 복용하는 방식입니다. 흔히 사용되는 1차 치료 요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PPI 또는 P-CAB (예: 에소메프라졸, 보노프라잔)
  • 아목시실린
  • 클라리스로마이신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 증가로 인해 1차 치료 성공률이 낮아지고 있으며, 실패 시에는 비스무트 기반 4제 요법이나 레보플록사신 기반 2차 치료를 시행합니다.

2. 치료 성공 확인

약 복용을 마친 뒤에는 4주 이상 경과 후 헬리코박터 호흡 검사 또는 대변 항원 검사를 통해 제균 성공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혈청항체 검사는 과거 감염 여부만 알 수 있고, 치료 후에도 양성으로 남는 경우가 있어 사용되지 않습니다.

3. 치료하지 않았을 때의 문제점

  • 만성 위염 → 위축성 위염 → 장상피화생 → 위암 진행
  • 궤양 재발과 합병증 (출혈, 천공 등)
  • 소화불량, 만성 복통 등 비특이적 위장 증상 지속
  • 가족 구성원 간 감염 가능성
  • 장기적으로 위 기능 저하, 영양 흡수 장애

이처럼 헬리코박터균은 단순히 ‘있어도 그만’인 균이 아니라, 조용히 위를 손상시키고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한 균입니다.

결론: 헬리코박터균, 방치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 위암과도 명백히 연관된 위험 요인입니다. 무증상이라고 해서 방치할 것이 아니라, 내시경 검사 결과와 가족력, 위장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꼭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 위염, 궤양, 위암 병력
  • 위암 가족력
  •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진단
  • 반복되는 소화장애

제균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며, 조기에 치료할수록 위 건강을 회복하고 암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없다고 방심하지 마시고, 내시경 검사 후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면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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